[BT전쟁시대/제주의 선택과 미래<26>]제주, '뷰티산업도시'로 육성한다
제주특화 뷰티향장품산업
2004. 08.31. 입력

▲제주시 산천단에 소재한 제주생물자원산업화지원센터 1층에서는 바이오 스펙트럼 등 센터 입주업체들이 진열해 놓은 뷰티 향장제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청정이미지 부합.자생식물 등 자원 풍부

차별화된 특화전략산업 성공가능성 충분

　제주 생물산업 10개년 계획에 따르면 뷰티 바이오 산업을 제주 특화 생물산업으로 전략화하고 있다.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가히 바이오 전쟁시대에 있어서 제주 생물산업 중에서 차별적으로 산업화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이른바 ‘뷰티(Beauty) 향장품 산업’을 육성하려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뷰티산업도시 제주’를 만들어 낸다는 비전이다.

　왜 하필 뷰티산업인가. 21세기는 뷰티 감성기술에 기반한 제5의 감성혁명시대로 진입하고, 젊음의 아름다움, 건강의 아름다움, 자연의 아름다움의 뷰티산업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주도의 청정이미지와 부합하고 자생식물 해조류 등 풍부한 종다양성 자원으로 타시도와 차별화된 특화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뷰티향장품 산업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화장품 산업(어린이용 목욕용 눈화장용 두발용 메이크업용 면도용 기초화장 일소방지용제품 등)과 향기제품 산업(향기오일 아로마세라피 향기디자인 향료 등)을 총칭한다. 우리나라 향장품 시장규모는 2002 기준 3조 7천억원, 연평균 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소재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태평양 엘지화학 코리아나 화장품 등 국내업체들은 주로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집적되어 있는 실정이며, 지금까지 뷰티 향장품산업을 지역 특화전략산업화하는 지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주도가 타지역과 차별화된 뷰티향장품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제주 자생식물과 해조류 등에서 향장품 소재를 개발하고, 향장품 업체들과의 유기적인 기술개발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추출물 은행과 향장품 소재 기능성 확인을 
위한 HTS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리고 산업협력 기술이전을 통한 산업화를 추진, 도내 기업과 신규 유치 기업, 벤처 창업 기업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한국 제일의 천연물 향장품 기술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아래 제주 생물자원을 활용한 화장품 소재 개발, 제주특산 아로마 오일 개발, 향기식물산업 육성, 향기 디자인 상품 개발 등의 목표를 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주 뷰티향장품 산업 육성 계획은 이미 수립됐으며, 2013년까지 10개년간 3단계의 로드맵이 마련돼 있는 상태다. 총괄로드맵을 비롯하여 천연물 기반 기능성 화장품 소재 개발 로드맵, 아로마 오일 개발 로드맵, 기능성 세라피 소재·기법 개발 로드맵, 향기디자인 제품 로드맵이 마련돼 이미 공청회를 통해 논의된 바 있다. 이 로드맵 속에서는 어느정도 세부적인 사업들도 나열돼 있다

　그리고 산천단에 위치한 제주생물자원산업화지원센터내에 소재개발 등에 노하우가 풍부한 뷰티 향장품 업체들이 다수 입주해 있다. 동백기름을 활용한 기능성 제품을 만들고 있는 바이오스펙트럼을 비롯하여 코스맥스, 바이오랜드, 아란 등 국내 유명 향장품 소재 개발 업체들이다.

　그렇다면 제주뷰티 향장품 산업 성공 조건은 무엇인가. 우선 뷰티 향장품 산업 로드맵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로드맵이 아직 세부추진계획이 마련되지 않는 등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어 아쉬운 실정이다. 다만 도내 바이오 인적 구성원들이 자생적인 뷰티향장품 바이오 포럼 연구회가 구성됨에 따라 세부 추진계획들이 마련될 전망이다.

　그리고 지역 경제 파급효과 측면에서 화장품 공장을 도내에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제주 뷰티산업 육성정책에 기대를 거는 센터내 입주업체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빠른 기간내에 제주특산 동백기름이나 생선에서 추출한 콜라겐을 함유한 제주산 화장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하이디 김기옥 박사는 “제주 뷰티산업 육성 및 지원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조례 제정 등의 작업도 로드맵 속에 포함돼야 할 것이며, 뷰티산업 인프라차원에서 피부과학연구소, 향장품제형개발연구소, 아열대천연물탐색연구소, 스파 및 아로마세라피체험 파크 등을 망라할 수 있는 종합적인 뷰티타운 건설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제주의 미래산업에 대한 여러 용역조사에서 제주의 바이오산업으로 뷰티산업이 가장 성장성이 있는 산업으로 예측되었다.

　화장품은 원료에 대한 국제간 규제 및 법규가 잘 돼있으며 우리나라의 화장품 관련법규는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나라와 통용될 정도로 잘 정비되어 있다. 따라서 화장품 관련 원료나 화장품 완제품은 국가간 수출입이 자유롭고 제조에서 판매까지 모든 과정이 비교적 쉽다. 따라서 제주의 특성을 잘 살린 천연생물자원을 이용한 천연화장품 원료와 관련제품의 개발, 산업화함으로써 제주를 국제적인 화장품 원료산지 및 완제품 생산단지화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감귤이나 경쟁력이 없는 농업작물을 화장품 원료생산을 위한 작물로 대체 재배할 수 있어 농업재편 문제도 일부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제주는 용수가 깨끗하여 90% 이상이 물로 이뤄진 화장품에 있어 주 원료의 청정성을 강조한다면 국제적으로 전혀 손색없는 좋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화장품 관련산업이 발달하게 되면 이를 관광산업과 다양한 방법으로 연계시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제주의 바이오산업은 지금은 인적구성, 기반설비가 모두 취약하지만 다른 시·도에서는 시도된 적이 없고 제주도에서만 추진 중인 화장품 관련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올바른 바이오산업 추진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의 천연 청정이미지를 원료나 제품에 그대로 살릴 수 있는 화장품 관련산업을 바이오산업의 중심으로 추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제적인 뷰티관련 생산 및 관광도시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옳은 길일 것이다. 다행히 제주도에서는 이를 위해 (재)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을 설립, 도내외 관련기업 12개 업체를 입주시키는 등 관련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미 입주업체를 중심으로 한 뷰티 관련 산업을 미래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시작되었다는 점은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박덕훈 바이오스펙트럼(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