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천연화장품 선두주자 수출 날개 ‘활짝’

스킨큐어(주), 지난해 9개국 90만달러 수출 ‘유망기업’ 부각
김명옥 대표 “작지만 기술력으로 제주향장산업 미래 이끌겠다”

2012년 02월 29일 (수) 10:02:45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불기 시작한 ‘웰빙 열풍’은 이제 화장대 위에도 올라왔다. 더 이상 천연화장품은 예민한 피부를 지닌 특정인들의 ‘유난스러운’ 아이템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최대 관심사인 ‘미(美)’를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천연화장품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이 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뷰티업계는 기초 제품부터 기능성·메이크업·바디케어 제품까지 천연성분 화장품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이처럼 치열한 격전장에서 제주산 자생식물을 원료로 한 ‘메이드 인 제주’ 천연화장품의 존재를 여실히 드러내며 해외시장까지 개척해 나가고 있는 기업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지난 2004년 설립된 피부 전문 바이오텍 기업 스킨큐어(주)(대표이사 김명옥).

▲ 김명옥 대표.제주출신인 김 대표는 “평소 천연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남편 역시 화장품 원료를 공급하는 회사를 운영해 자연스럽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며 “처음 경기도에서 스킨큐어(주) 설립 당시는 주변에 아토피 환자가 많다 보니 좋은 원료의 아토피 제품을 온라인상에서 저가에 공급하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살고 있는 아파트 상가에 조그만 사무실을 임대해 유통회사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토피 환자를 타깃으로 삼다 보니 이름부터도 ‘스킨(skin:피부) 큐어(cure:치료하다)’로 정했다.

하지만 이미 형성된 고가의 아토피 제품 시장을 뚫기는 만만치 않았고 판매실적은 기대를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도 스킨큐어(주)의 아토피 제품을 사용해 효과를 본 소비자들이 아토피 제품 외에 다양한 제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김 대표는 제주산 천연소재를 이용한 화장품 제조에 본격 나서기로 하고 2006년 제주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후 제주대 제주바이오산업센터 내에 3300㎡ 규모의 생산 공장과 연구시설이 갖추고 신소재 연구 개발에 완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처럼 김 대표가 천연화장품 제조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8000여종에 이르는 제주산 자생식물이 갖고 있는 기능성 효과와 경쟁력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제주의 풍부한 천연자원, 즉 길가에 흔하게 피는 꽃 하나, 밭에 나는 잡초 하나 모두 천연화장품 소재로 사용될 수 있다”며 “그러나 국내 화장품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대기업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능성 효과를 추출해내는 기술력과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차별성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김 대표는 피부과학과 환경과학을 토대로 ‘자연에서 얻어지는 천연성분이 가장 인체에 적합하다’는 철학 아래 인공 향과 인공색소, 인공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은 ‘제주산 천연화장품’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제주산 동백유를 사용한 여성용, 남성용 및 아기용의 ‘산다화’ 제품군과 제주산 병풀·목련 등을 주원료로 한 여드름이나 아토피 등의 문제성 피부를 관리할 수 있는 ‘노스테’ 제품군, 줄기세포 화장품 ‘스템셀로’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입점하기가 가장 까다롭기로 소문난 생협을 비롯해 유기농 전문 매장인 풀무원 올가, 무공이네 등에 입점해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스킨큐어(주) 사이트, 인터파크, 롯데닷컴 등 온라인상에서도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화장품 사업 불모지나 다름없는 제주에 이전을 해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사실 어떻게 유통을 해야 할 지 막막했다”면서 “제주에서 생산한 제품이지만 도내 유통만으로는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점을 알고 전국 유통에 힘쓰면서 동시에 수출을 모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부터 각종 해외박람회에 참가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판로망을 개척, 수출유망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어 2010년에 홍콩, 마카오 등지에 35개 대형매장을 가지고 있는 홍콩 화장품 유통 2위 업체와 수출계약을 성사시켜 3만5000달러를 수출했다. 현재까지도 이 업체를 통한 수출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스템셀로 제품군은 홍콩 내 브랜드 숍에 ‘봉주르’라는 이름을 걸고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 글로벌 기업인 버자야 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이코스웨이로부터 미국, 일본 등 9개국 수출을 위한 초도제품 90만 달러를 성사시키며 제주 수출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당당히 이름을 내밀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들려주는 이코스웨이로부터 수출을 발주 받은 뒷이야기는 자못 흥미롭다. “이코스웨이 사장이 건선이어서 건선용 화장품을 줬는데 사용 후 효과를 보고 역시 건선을 앓고 있는 버자야그룹 회장을 위해 제품 10제품을 받아갔다. 이를 계기로 우리 제품에 대한 열렬한 팬이 됐고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든든한 해외판로 개척의 교두보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바이어와 신뢰를 쌓기까지는 2~3년이 걸린다. 일단 바이어를 만나 샘플을 주고 반응을 기다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가격결정도 수십 번의 협상이 필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제품에 대한 바이어의 신뢰도를 쌓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에서도 마케팅과 홍보에서 대기업에 밀릴 수밖에 없는 도내 기업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며 “최근 이전한 기업뿐만 아니라 토종기업과 이미 이전해 와서 어렵게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등한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제주에서 기능성 화장품 기업으로 자리 잡은 스킨큐어(주)는 제주시 아라동 첨단과학기술단지에 본사와 공장, 연구소를 신축,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부지 구입이 완료돼 내년 착공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공장설립에 따른 인력고용과 대규모 생산설비 운영에 따른 노하우가 쌓이는 것은 물론 오염물질·유해성분 배출 우려를 초기단계에서부터 배제한 천연화장품 생산기술을 확보할 수 있어 제주에 적합한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식품과 의약품이 까다로운 법규로 무역이 어려운 것과 달리, 화장품은 비교적 무역이 자유롭고 최근 FTA와 한류 등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특히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주의 청정 이미지와 접목시킬 수 있는 천연화장품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제주청정자원을 기반으로 한 화장품 사업은 앞으로 할일이 무궁무진하다. 스킨큐어(주)는 이제 첫 발을 뗀 셈”이라며 “앞으로 1000만 관광객 시대를 대비해 관광상품 개발에도 중점을 두는 한편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해 우선 올해 수출목표 30억 달러를 달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작은 기업이지만 기술력에서 경쟁우위를 두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감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브랜드의 화장품 회사로 자리 잡아 제주 향장산업의 미래를 이끌고 싶다”는 당찬 포부로 말을 맺었다.

출처 : 제주도정뉴스(http://news.jeju.go.kr)